시간 참 빠르다. 아기 개월 수가 벌써 40개월을 넘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책육아를 하겠다며 아람 전집을 사고 뿌듯해했다. 하지만 둘째가 빨리 생기며 책육아 엄마표영어는 아빠에게 떠넘기듯 보내고 엄마는 공백기를 가졌다. 둘째가 좀 큰 후에 다시 시작하려 했지만 마구잡이식으로 얼마큼 노출했는지 잘 모르겠다. 이후 엄마는 복직과 함께 다시 손을 놨다가 이제 퇴사했으니 시간도 남겠다 다시 책육아 엄마표영어를 시작해보려 한다. 사월이네 달콤 수학 카페를 기웃거리다 엄마표수학까지 시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쉽지 않기에 멈춘다 해도 다시 시작해서 아이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첫 엄마표영어 엄마표책육아 시작
우리 첫째는 어릴 때부터 마더구스 틀어주고 영어책 한글책 가리지 않고 꾸준히 읽어줬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엄마가 영어로 말을 걸어주면 좋다고 해서 영어 못하는 엄마인 나는 Hello 베이비 hi mom 책을 샀다. 아기 기저귀 갈아줄 때, 아기 맘마 먹일 때, 아기랑 놀 때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간단하게 되어 있어 활용하기 좋았다. 문장을 적어 화장실과 아기 침대에 붙여놓고 무한 반복하며 첫째에게 영어 노출을 빨리 해주려 했다. 아이가 깨어있는 시간에는 마더구스를 틀어주고 아이가 앉아 있을 수 있을 때부터는 영어 원서를 자주 보여줬다.



아기는 유명 원서인 애릭칼의 brown bear 음원을 좋아했고 음악이 나오면 몸을 흔들었다. 특히 purple cat을 좋아해서 고양이 귀가 없어졌다. 간식이 묻은 건지 침이 묻은 건지 이물질로 인해 훼손됐다.
엄마표영어 암흑기의 시작
둘째가 빨리 찾아오며 첫째에게 미안하지만 책을 읽어주는 날이 줄었고 첫째 8개월쯤부터는 음원 노출도 어느 날부터는 안 했다. 아이에게 영어로 말해주는 건 사치가 되어 버렸고 나는 뭔가를 해주기보다는 아이랑 놀다가도 잠이 들었다. 임신을 해 본 사람은 알 거다. 잠이 왜 이리 오는지 꾸벅꾸벅 졸며 하루를 보냈다. 남편이 퇴근하면 아이를 맡기고 누워있기 바빴고 둘째가 태어나고 6개월쯤 될 때까지는 첫째에게 신경을 못썼다. 엄마표영어 엄마표책육아는 줄었지만 다행히도 아빠가 엄마의 공백을 메꿔주었다. 첫째 영상 노출은 최소 돌 지나고 보여주기로 얘기했던 터라 남편은 첫째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고 블록놀이를 자주 했다. 첫째는 소근육 대근육 발달이 빠른 편이라 돌 지나고 두 돌 안되서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몰펀 블록을 끼우고 빼고 만들기를 좋아했다. 물론 뭘 만들었는지는 아이만 안다. 색을 맞춰 끼우거나 쌓거나 빼거나 하면서 가끔은 자동차처럼 밀고 다니는데 나름의 자동차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영어 영상 노출 시작
첫째가 거의 두 돌 때쯤 영상 노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거 같다. 첫 노출은 아니고 이제 집에서도 보여주자 한 시기였다. 또래 친구들이랑 여행 갔을 때 집에 놀러 갔을 때 등 우리 아이만 보지 않게 하는 건 힘들어서 노출했다. 집에서도 보여주는 노출은 둘째 돌 지나고 하고 싶었지만 그보다는 조금 일찍 했고 정기적인 노출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주 2-3번 짧게 노출한 것 같다. 그리고 첫째가 28개월쯤 나는 복직을 해야 했기에 영어 영상 노출은 더 많이 하게 됐다. 남편보다 내가 출근이 빠르기 때문에 아빠가 오전 등원 준비부터 혼자해야 했다. 남편은 아이들이 티브이 보는 동안 출근준비를 해고 하루 30분만 보여주기로 했지만 거의 매일 1시간은 본 거 같다.
우리 첫째는 매운맛을 좋아하는지 코코멜론이나 슈퍼심플송을 좋아하지 않았다. 다행히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를 열심히 봤으며 공룡 덕후이기에 디노 다나 등 공룡 관련 영상은 혼을 빼놓고 봤다. 연령이 어리기에 스토리가 있는 영상보다는 어휘 노출 위주의 심플한 영상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맘대로 되지 않고 유튜브를 통해 마구잡이로 노출을 했다. 유튜브는 무료라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지만 일관성 있는 노출이 어렵고 아이가 보고 싶어 하는 영상 위주로 틀어주게 돼서 제대로 하고 싶다면 넷플릭스 키즈 등 유료 채널을 추천한다.
아이의 취향



우리 첫째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고 유튜브에 다양한 영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꾸준히 본 영상이 없다. 뽀로로 디노 다나 블리피 슈퍼윙즈 미니특공대 넘버블럭스 알파블럭스 bbc키즈 등 온갖 영상을 다 봤다. 자연관찰을 좋아하고 실사를 좋아하는 아이라 핑크퐁 공룡유치원 베베핀 코코멜론 같은 영상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40개월이 지난 현재는 넷플릭스를 통해 드래건 길들이기에 빠져있는데 내용도 어렵고 시청 연령이 높아 미니특공대나 파우패트롤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엄마 맘대로 되지 않고 아이는 자극적인 것을 보고 싶어 한다. 예를 들면 뽀로로도 뽀로로 히어로즈만 보려 한다든지 나쁜 사람을 혼내주는 내용을 좋아한다. 특히 공룡이 나오고 화려하다면 더더욱 좋아하니 순한 맛을 봤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을 아이는 모른다.
첫째의 현재 상황

첫째의 발화는 거의 없다. 영상을 보고 따라 말하기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눈으로만 보고 옆에서 물어보거나 같이 보면 한국어로 얘기한다. 아참! 어린이집에서 두 돌부터 티키토키도 했고 집에서 주에 2-3번은 노출했는데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좋아하는 단어는 flower와 apple 정도인데 이 단어는 확실히 아는지 민망스럽게도 놀이터에서 꽃 앞에 서더니 플라워를 연발했다. 처음에 못난 어미는 뭐라는지 못 알아들었는데 flower를 안다고 말하고 있었다. 또 넘버블럭스 덕분에 tickle tickle을 안다. 원부터 텐까지 셀 수 있지만 의미는 모르는 것 같고 넘버블럭스 에피소드 중에 잠들고 terrible twins가 나와서 간지럼 피면서 친구들을 깨우는 내용이 있는데 아이들이 좋아해서 20번 넘게 봤다. 음원은 100번 넘게 들었는데 그 효과인지 tickle을 안다. 아! 또 생각났다. 베이비리그 오렌지 책 중에 wake up bunnie가 있다. 튼튼 영어가 왜 좋은지 알게 한 책이다. 첫째가 이 책을 가져와서 2번 읽어줬는데 바로 역할놀이를 했다. 이후 내가 누워있으면 wake up! 을 외친다. 가장 짧은 시간에 단어를 익혔다. 모두 두 돌에서 세 돌쯤 나온 발화다. 세돌을 지나고 급격히 한글 사용이 늘면서 영어 발화는 안 한다. 아는지 모르는지 안 하고 싶어 한다.
둘째의 현재 상황


두돌 지난 둘째의 발화는 첫째보다 더디다. 확실히 중간에 공백기가 있었어도 일찍 노출한 첫째가 거부가 없고 영어 영상도 잘 본다. 둘째는 첫째가 없었다면 한글 영상을 보고 싶어 하고 엄마가 단어 수준으로 거는 대화시도도 거부했을 것 같다. 따라 말하기는 잘하지만 스스로의 발화는 tickle이 유일하다. 쌓여있어야 하는 인풋이 부족한 것 같다. 아직은 30개월도 안된 아가라 집중력도 짧아 영상을 틀어줘도 보지 못한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어릴 때 첫째 어릴 때처럼 책을 많이 읽어주지 못한 점, 음원이라도 들려주지 못한 점이 미안하다. 첫째는 둘째 임신 중에도 문화센터 꾸준히 다니고 출산 후에도 시어머니께 둘째를 맡기고 문화센터를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려 노력했다. 둘째가 어리니 지금부터 꾸준히 해주면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문제는 꾸준히 하는 거다.